'알바'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3.10.31 활동보조인의 변명 (1)
  2. 2012.06.16 사랑 사랑 누가 말했나 (1)
  3. 2012.03.31 주차장 알바하면서 든 생각들
  4. 2011.11.14 찌라시 '2011

2013.10월 12일(토요일)


요새는 장애인 활동보조인으로 일하고 있다. 뭐하고 사냐고 묻는 이들 대부분이 활동보조인이 뭔지 잘 모르니까 나는 노골적으로 답해 버린다. 장애인 똥꼬 닦는 일 해요, 이렇게 답하면 좋은 일 하는구나 따위 얘기는 듣지 않아도 된다. 좋긴 개뿔, 그냥 돈 벌려고 하는 거다. 


구태여 부연 설명을 하자면, 그 전에 하던 주차장 알바를 계속 하는 게 너무 싫었기 때문에 활동보조인 일을 시작했다. 혼자 멀뚱히 서서 무작위로 오는 진상 손님 대하며 스트레스 받고 성격 버리느니 활동보조인이 나아 보였다. 한달 내내 일해도 월 이백 겨우 버는 건 몸 쓰는 직장의 보편적 진리인 듯한데, 어차피 버는 돈 비슷하면 이 일이 낫겠다 싶더라.


활동보조인 일은 아기 보는 거랑 비슷하다. 누군가를 돌보는 일은 무엇이든 비슷할 것 같다. 말 못하고 우는 아기한테도 나름의 감정이 있고 의사 표현이 있다. 알아 듣기 힘들고 귀찮지만 그 아기를, 장애인을, 할머니 할아버지를 존중해야만 한다. 도무지 속내를 알 수 없는 그 사람의 선택보다 나은 답을 알고 있더라도 기다려야 한다. 꾹 참고 기다리면 잘 해낸 거다. 


몸이 멀쩡한 당신이 용변 처리를 남한테 맡긴다고 상상해 보시길. 꽤나 수치스러운 일일 것이다. 그렇게 매우 사적인 일을 돕다 보면 인간의 존엄성이란 게, 살아있다는 게 무언가 싶다. 아름다움과 추함의 보편적 잣대로 보면 장애인은 추한 쪽이겠지만 전동 휠체어 패거리 속에 어울리다 보면 불현듯 스쳐가는 아름다움이 있다. 한국 장애인 중에 절반은 초등학교 졸업 이하 학력이라던데, 쓸모 없음의 쓸모는 문학 뿐만 아니라 장애인한테도 들어맞는 말이다. 그러니까 나는 매우 사적인 '활동'을 '보조'하며 아름다움과 쓸모의 위태로운 포장지에 손이 닿는다.


나는 걷는 걸 좋아하기에 가파르고 긴 계단도 걸어다니곤 하는데 활동보조인 일을 시작한 뒤로 엘리베이터를 자주 탄다. 눈에 잘 띄지도 않아 찾기도 어려운 엘리베이터는 너무나 좁다. 전동휠체어 탄 장애인이 들어갔다 나올 때 쿵쿵 부딪히는 건 예삿 일이다. "휠체어 먼저 들어갈게요" 외치면 지팡이 짚은 할머니는 물러서고 아기 안은 부부는 계단 쪽으로 발길을 돌린다. 


장애인이 아니라 휠체어가 들어간다고 말하는 게 조금 이상한 순간이다. 조그만 공간에 휠체어와 내가 먼저 타면 지팡이와 중풍 맞은 몸과 손수레가 따라 들어온다. 지하철 엘리베이터는 닫힘 버튼을 눌러도 반응이 없다. 무조건 정해진 시간을 기다려야 문이 닫힌다. 그 정적의 순간에 남의 사정이 궁금한 할머니들은 전동 휠체어에 오른 장애인을 빤히 쳐다본다. 위아래로 훑어보고 전동 휠체어도 살펴본 다음 뒤에 서 있는 나와 눈이 마주친다. 간혹 혀를 차는 멍청한 인간들이 있으면 나는 그러면 안되는데도 노려보고는 한다. 팔이 이상하게 꺾이고 말도 알아들을 수 없는 사람이 조이스틱 달린 전동휠체어 탄 모습이 신기하기는 하겠지. 


문이 닫히고 나면 '이 엘리베이터는 장애인 또는 노약자, 임산부가 이용하는 시설이므로 일반인은 계단을 이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안내문인지 지시문인지 헷갈리는 문장이 보인다. 다리 멀쩡하면 계단 이용하라는 저 안내문은 지하철 엘리베이터를 얼마나 떳떳하게 탈 수 있는지 계급을 가른다. 누가 봐도 장애인임이 명백한 휠체어, 그리고 장애인의 보호자 또는 활동보조인은 최상위 브라만이다. 누가 봐도 노약자임이 분명한 지팡이와 풍 맞은 몸은 브라만 바로 밑이다. 누가 봐도 임산부임이 분명한 만삭의 배, 그리고 그녀의 부모나 남편 또는 아이는 그 다음이다. 손수레를 끄는 중년의 여인과 작업용 공구를 옮기는 인부는 마지막 계급이 될 거고, 장애 유형상 겉으로 티나지 않는 장애인과 배가 덜 나온 임산부와 다리 다친 청소년은 불가촉 천민이다. 천민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엄청난 눈치와 때로는 욕지거리를 각오해야만 한다. 


어쩌면 마법에 걸렸을지도 모를 여대생이 토익 책을 들고 지하철 엘리베이터에 타는 걸 본 적이 있다. 천민에도 속하지 못할 불필요한 각주처럼 덧붙여진 여대생이 여러 계급 속에 뒤섞인 모습을 바라보며 여기가 선별적 복지라는 게토로구나 느끼고 말았다. 죄책감과 당당함이 뒤섞인 공간에는 일말의 아름다움도 없었다. 


심봉사, 노틀담의 곱추, 포레스트 검프, 벙어리 삼룡이는 소중한 존재인가. 돈 한푼 못벌고 한 평생 민폐만 끼치는 이들이 아름다운가. 좋은 일 하시네요 답하는 그 마음은 좋은 일을 외주로 돌리는 것만 같다. 좋은 일 같으면 너도 해라. 장애인 활동보조인 이거 별일 아니다. 똥꼬 닦아주고 밥 먹여주고 옷 입히고 돈 받는 거다. 


며칠 전, 소위 '몸짓패'의 공연을 보며 이런 생각을 했다. 80년대에나 박수 받았을 촌스러운 율동을 하는 저 사람들은 공연비로 몇푼의 돈을 벌겠구나, 돈이나 벌어먹고 살겠나 등등. 시간이 지나고 보니 활동보조인인 나한테 똑같이 꼳히는 시선이다. 돈벌이가 아니라 봉사활동을 하는구나, 나잇값은 해야 되지 않겠니 하는 말들. 그러나 나에겐 장애인의 전동휠체어 옆이, 장애인이 다니는 노들야학이 나의 '삶터'이다. 다소 가엾겠지만 그런 시선은 거두길 바란다. 여기 와서 살아봐라, 그리 다르지 않다. 너의 기쁨이 여기서는 데칼코마니처럼 색다른 모습으로 묻어날 테니.


Posted by Daesung 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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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aeknab 2013.11.03 23:4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활동보조 검색하다가 들렀습니다. 저도 활동보조인입니다. 노들에서 활동하시나 봐요. 반갑네요.

"여보세요. 거기 ㅇㅇ유치원이죠? 지금 CCTV 보고 있는데요, 왜 우리 아이는 안챙겨줘요?"

유아교육과에 다니는 지인은 유치원에 실습 나갈 때마다 카메라 위치를 확인한다고 했다. 사각지대가 곧 쉬는 곳이라고 했다. 유치원에 카메라 달 생각을 한 사람은 누굴까? 아이는 원형감옥, 아니 안전한 유치원에서 교육받을 수 있다. 그리고 사고가 나면 책임 소재도 가릴 수 있다.

주차장 알바 이틀째 되던 날이다. 여느 차와 같이 일방통행 도로로 굳이 역주행해 들어간 차는 이윽고 마주오던 차를 위해 후진해야만 했다. 30여 미터 후진하던 차는 뒤에 주차돼 있던 아우디와 부딪치고는 멈췄다.

나는 고민했다. 소리만 컸지 흔적은 티나지 않는데 그냥 가시라고 할까. 하지만 애먼 책임을 지게 되는 것도 걱정이었기에, 차 주인한테 전화해 보시라고 했다.

아우디 주인이 연락이 안되자 사고를 낸 이는 전화번호를 남기고 갔다. 처리가 끝나고 한시름 놓고는 이 일을 계속해야 하나 고민하는 와중에 사무실에서 연락이 왔다. 근무지 비우고 잠깐 오라는 전화였다.

"주차유도원 수신호 따르다가 사고 났다던데 사실이에요?"

물론 아니었다. 팀장님과 함께 CCTV 화면을 확인했다. 나는 사각지대에 있었고 아마 진실도 사각지대에, 아니 없었다. 어쨌거나 덤터기 씌우려는 수작임은 분명했고 팀장님과 가해 차량 주인의 통화로 사고 처리는 정말 마무리됐다. 그나저나 그 차는 교회 차였고 뒤에는 신자로 보이는 이들이 여럿 타고 있었는데, 할렐루야! 은총 대신 아우디 수리비를 내리셨구나.

"안아줘, 마지막으로 한번만 안아줘"

5년 전 집나간 엄마를 찾아낸 아들이 엄마와 헤어지기 직전 이렇게 말했다. 극심한 우울증으로 일상 생활마저 어려운 엄마는 소년 가장인 아들에게 다시는 자기를 찾지 말라고 했다. 장남은 끝내 엄마 품에 안기지 못한 채 집으로 돌아왔다. 어디 다녀왔냐고 캐묻는 둘째에게 짜증을 냈다. 동생들을 아프게 하고 싶지 않은 소년은 입을 닫았다.

TV에선 이 다큐와 함께 사람들의 시청 소감을 보여줬다. 새 사람이 된 듯한 표정의 어느 소년이 화면에 나왔다. 엄마는 곁에서 흐뭇하게 웃고 있었다.

"제 처지를 불평하기만 하고 공부도 잘 안했는데, 앞으로는 열심히 살아야 겠어요."

실로 역겨웠다. 가장 아픈 상처를 보여줬건만 사람들은 자신의 처지에 안도하기만 했다. 남보다 나은 것에 감사하는 마음이란 얼마나 구태의연한가. 내 몸이 온전해서, 우리집이 가난하지 않아서, 부모님이 모두 살아 계셔서... 퍽이나 감사할 일이다.

사랑한다는 말에는 얼마나 많은 비루함이 숨어 있을까. 진짜 사랑이라는 게 있을까. 알바하면서 내 곁을 바짝 붙어 레이싱하듯 지나가는 차를 볼 때면 상상한다. 저 사람은 마음 따뜻한 가장일 것이다. 저이는 금쪽같은 딸내미를 세워두고 차를 그렇게 몰지는 않을 것이다. 저이는 가족을 사랑한다.

내일 아침이면 피곤에 찌든 유치원 선생님이 카메라 사각지대에 웅크리고 앉아 친구한테 카톡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교회에선 주님의 은총을 찬미하며 고운 목소리로 감사 기도를 드리겠지.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
사랑도 거짓말 웃음도 거짓말"

사랑한다고 함부로 지껄이지 말자.

2012.6/5 처음 씀
6/6,9,13,15 수정

Posted by Daesung 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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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갈매나무 2012.06.16 12:3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난 사랑이라는 것이 정말 있다고 믿지만,
    저마다 표현하는 방법이 다르기도 할거고,
    사랑이 아닌 것을 사랑이라고 착각하는 이들도 있을테고...ㅎㅎ

1> 서비스

- 사람은 자기만의 생활 리듬과 공간을 유지하려 하는데, 서비스업 노동자는 그 리듬과 공간을 침해받는다. 서비스업은 추종에 굶주린 '고객님'들에게 안식처로서 값싼 위안을 주는 것 같다. 소비자로서 일시적인 권위를 확보하면 소비하는 동안 독자적인 리듬과 공간을 유지할 수 있으니.

- 서비스업 종사자는 약간 얕보이는 제복을 입는 게 좋은 거 같다. 하지만 안내원으로서는 조금 위압감을 주는 게 메시지의 효과적 전달을 돕는 거 같다. 안내원은 약간의 긴장을 유발해야 신뢰감을 주는 듯. 서비스업이더라도 기싸움은 필요하다!

- 서비스업 노동자는 상대방을 규정하려는 마음과 이해하려는 마음, 양가의 것을 동시에 지녀야 하는 것 같다. 고객의 성향을 판단하고,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을 유지하려는 신실한 자세에서 좋은 서비스가 만들어지는 것 아닐까.


2>
추종에 굶주린 이들에게는 '넌 괜찮아'류의 위안이 유효할 것이다.
이에 비해, 추종에 목매도록 만드는 사회에 대한 문제 제기, 그리고 다른 세계를 꿈꿔 보자는 제안과 비교하면 무엇이 그 사람을 더 힘이 나게 할까?


3>
인간적인 시선이라는 건,
자신의 아이나 연인에게 품는 마음이 배타적이지 않고 모든 이에게 향하는 것
(내 곁을 쌩쌩 달리는 차들을 보며 든 생각)


4>
반복은 사람을 멍하게 만들고, 이것은 노동자와 경영자 모두가 극복해야 할 과제


5>
구조를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버거울 만큼 무척 큰 건물 안에서는 길을 곧잘 헤매게 된다.
주차장이든 사무실이든 간에 쉽게 찾을 수가 없는 것. 하지만 명쾌한 표지판이 설치된다다면 안내원과의 짧은 대화마저 꺼리게 되고, 주차장 만차 표시가 자동화된다면 주차유도원은 배를 곯지요, 아니 밥그릇을 뺏긴다.

  → 절약(효율성 극대화)은 결국 누군가의 일자리를 없애는 것 아닐까? 
      → 착한 소비는 가능할까?
  → 직관 이상의 것은 인간에게 유익한가?
  → 편리할수록 삶과 괴리되는 것 아닐까

/ 어쨌든 주차한 곳을 잘 기억하도록 돕는 디자인은 중요하다.


6>

어떤 일을 하든 먹고 살만 해야 하고 그러려면 월급도 올라야 겠지만, 평균적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추구를 모두가 반성해야 한다. (반성합니다)


7>

공장이나 지하철 등의 교대 근무 공간에서 화장실에 가는 것은 좀처럼 어려운 일이다.
쌀 권리가 곧 살 권리 아닌가!


8>
CCTV가 보지 못한 건 진실이 아니다. 감시사회... 권력만이 진실을 소유한다.
(운전 미숙으로 접촉 사고 내놓고는 주차유도원이 수신호 잘못했다며 변상 요구하던 새끼를 보고 든 생각)


9>
최저임금을 '인간적'인 수준으로 올리지 않는다면 팁 주는 문화라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하지만 바람직한 방향은 아니다) 어쨌든 최저임금은 지금보다 많아야 한다.


▶ 기타 등등

- 차 대면 안되는 곳에 주차하는 걸 봐줬더니 오만원으로 보이는 황금색 무언가를 꺼내던 아저씨.
"
이거, 홍삼인데 차요. 이따 드세요" (팁 주는 줄 알았어)

- 쓰레기차 아저씨는 하루종일 주차장 이곳저곳을 오간다. 시지프스 같았다.

-  운전 습관 잘못 잡힌 놈들이 정말 많구나
동네 골목에서도 교차로에선 깜빡이 켜는 게 안전할 텐데 / 앞에 보고 운전해라 / 급발진 하지마라, 엑셀 콱콱 밟지 마라 / 교차로에선 제발 좀 속도 줄여라, 조마조마하다

- 똑같은 표현을 서로 다르게 알아듣는 사람들, 어떻게 말해야 모두에게 의미가 통할까 하는 잠깐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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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라시 '2011

낙서장 2011.11.14 00:26 |
2011년 10월 27일 목요일 오전 3:03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일주일 동안 전단지 돌리는 알바를 했다. 떠오른 생각들을 정리해 본다.

1> MUJI 전단지

#
중년 여성은 대부분 전단지를 자연스레 받고 유심히 들여다 본다.
아주머니들이 주로 쇼핑 정보를 얻는 매체가 종이 전단지라서 그런 듯.

#
"와, 무지다~" 라며 무인양품의 MUJI 브랜드를 반가워 하는 사람은 소수의 20대 여성.
디자인과 매장 분위기 등이 젊은 여성층에게 어필하는 것 아닐까. 근데 매장이 한국에 8곳 뿐이고 광고도 안해서 인지도가 낮은 듯.

2> 수취의 예

#
의외로 다들 잘 받아가는데,
전단지를 안 받아가는 사람들은 보통
그냥 무시하고 지나가거나, 손사래를 치거나, 괜찮다고 하는데 간혹
팔짱 끼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싫어요..."라고 말하거나, 팔을 확 제끼는 사람들이 있다. 그럴 때면 참 불쾌했다. 

받아가는 사람들은 
그냥 받거나,
두 손으로 아니면 선배한테 술잔 받듯 겨드랑이 가리며 받거나, 
핸드폰이나 지갑을 집게 손가락으로 쥔 채 나머지 손가락을 내밀거나 하는데,
낚아 채가듯 확 집어가는 건 꼴불견이었다.

#
"두장 주세요, 아 아니 세장 주세요"
30대 초반의 남자가 이렇게 말하기에 당황스러웠지만 조금 고마웠다. 어딘가 나사가 빠져뵈는 그 사람이 격려하는 투로 대학생이냐고 묻기에, 이러구러 설명하기도 귀찮아서 맞다고 했다.

#
전단지 안 받아가는 사람들 중 열에 아홉은
근심 어린 얼굴이거나 쓸쓸하리만치 무표정한 얼굴. 
여유로운 표정으로 거절하는 사람이 인상적일 정도.

3> 타임스퀘어

#
타임스퀘어는 들어선 매장도 많고 구조가 복잡해서 동선이 부자연스럽고 사람들이 곧잘 헤맨다. 근데 표지판은 글씨가 작고 눈에 덜 띈다. 실용성을 무시하고 외양만 신경쓴 느낌. 건설업에도 이용 경험 컨설턴트가 생기지 않을까.

#
에스컬레이터가 너무 많다. 거의 이용 안하는 쪽에서도 계속 돌린다. 보기만 해도 돈 아깝다.

4> 파파이스

#
맨날 뭐 시키지도 않고 앉아서 잠깐 쉬기만 했는데, 나흘 째 되니 닭이 땡겼다. 주문하러 가니까 매니저 쯤 돼 보이는 아저씨가 '그럼 그렇지' 하는 눈빛으로 살짝 비웃었다. 주문 확인용 모니터를 보니 나를 '남학생'으로 입력했더만.

#
휠레 세트 먹고 나서 36시간 동안 방구 꼈다. 다음날 파파이스에 다시 가서 앉아 있다가 조심스레 꼈는데 옆자리 연인이 도망갔다. 주문하러 간 거라 믿었다.

5> 연예인

#
개그맨 김원효가 전화 통화하며 에스컬레이터 타고 올라오기에 
싸인 받을 종이는 없고 그냥 전단지를 내밀었는데
가볍게 웃으며 거절했다. 가장 유쾌한 거절이었고 김원효가 참 좋아졌다.

#
슈퍼주니어 이특과 동해를 봤다. 역시나 반가운 마음에 전단지를 내밀었는데, 이특이 제법 강하고 분명한 제스쳐로 거절했다. 기분은 안 나빴고, 아이돌의 위엄이 느껴져서 되려 멋져 보였다. 그리고 자괴감.

6> 인사 기계

#
감정이 거의 없는 아주 가벼운 인사를 반복하다 보면
아무도 받아주지 않는 것에 공허한 맘으로 익숙해 진다.
그래서 고맙다고 하거나 단순히 "네~" 라고만 답해줘도 반가웠다.
Posted by Daesung 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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