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2.03.31 주차장 알바하면서 든 생각들
  2. 2011.11.14 찌라시 '2011

1> 서비스

- 사람은 자기만의 생활 리듬과 공간을 유지하려 하는데, 서비스업 노동자는 그 리듬과 공간을 침해받는다. 서비스업은 추종에 굶주린 '고객님'들에게 안식처로서 값싼 위안을 주는 것 같다. 소비자로서 일시적인 권위를 확보하면 소비하는 동안 독자적인 리듬과 공간을 유지할 수 있으니.

- 서비스업 종사자는 약간 얕보이는 제복을 입는 게 좋은 거 같다. 하지만 안내원으로서는 조금 위압감을 주는 게 메시지의 효과적 전달을 돕는 거 같다. 안내원은 약간의 긴장을 유발해야 신뢰감을 주는 듯. 서비스업이더라도 기싸움은 필요하다!

- 서비스업 노동자는 상대방을 규정하려는 마음과 이해하려는 마음, 양가의 것을 동시에 지녀야 하는 것 같다. 고객의 성향을 판단하고,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을 유지하려는 신실한 자세에서 좋은 서비스가 만들어지는 것 아닐까.


2>
추종에 굶주린 이들에게는 '넌 괜찮아'류의 위안이 유효할 것이다.
이에 비해, 추종에 목매도록 만드는 사회에 대한 문제 제기, 그리고 다른 세계를 꿈꿔 보자는 제안과 비교하면 무엇이 그 사람을 더 힘이 나게 할까?


3>
인간적인 시선이라는 건,
자신의 아이나 연인에게 품는 마음이 배타적이지 않고 모든 이에게 향하는 것
(내 곁을 쌩쌩 달리는 차들을 보며 든 생각)


4>
반복은 사람을 멍하게 만들고, 이것은 노동자와 경영자 모두가 극복해야 할 과제


5>
구조를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버거울 만큼 무척 큰 건물 안에서는 길을 곧잘 헤매게 된다.
주차장이든 사무실이든 간에 쉽게 찾을 수가 없는 것. 하지만 명쾌한 표지판이 설치된다다면 안내원과의 짧은 대화마저 꺼리게 되고, 주차장 만차 표시가 자동화된다면 주차유도원은 배를 곯지요, 아니 밥그릇을 뺏긴다.

  → 절약(효율성 극대화)은 결국 누군가의 일자리를 없애는 것 아닐까? 
      → 착한 소비는 가능할까?
  → 직관 이상의 것은 인간에게 유익한가?
  → 편리할수록 삶과 괴리되는 것 아닐까

/ 어쨌든 주차한 곳을 잘 기억하도록 돕는 디자인은 중요하다.


6>

어떤 일을 하든 먹고 살만 해야 하고 그러려면 월급도 올라야 겠지만, 평균적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추구를 모두가 반성해야 한다. (반성합니다)


7>

공장이나 지하철 등의 교대 근무 공간에서 화장실에 가는 것은 좀처럼 어려운 일이다.
쌀 권리가 곧 살 권리 아닌가!


8>
CCTV가 보지 못한 건 진실이 아니다. 감시사회... 권력만이 진실을 소유한다.
(운전 미숙으로 접촉 사고 내놓고는 주차유도원이 수신호 잘못했다며 변상 요구하던 새끼를 보고 든 생각)


9>
최저임금을 '인간적'인 수준으로 올리지 않는다면 팁 주는 문화라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하지만 바람직한 방향은 아니다) 어쨌든 최저임금은 지금보다 많아야 한다.


▶ 기타 등등

- 차 대면 안되는 곳에 주차하는 걸 봐줬더니 오만원으로 보이는 황금색 무언가를 꺼내던 아저씨.
"
이거, 홍삼인데 차요. 이따 드세요" (팁 주는 줄 알았어)

- 쓰레기차 아저씨는 하루종일 주차장 이곳저곳을 오간다. 시지프스 같았다.

-  운전 습관 잘못 잡힌 놈들이 정말 많구나
동네 골목에서도 교차로에선 깜빡이 켜는 게 안전할 텐데 / 앞에 보고 운전해라 / 급발진 하지마라, 엑셀 콱콱 밟지 마라 / 교차로에선 제발 좀 속도 줄여라, 조마조마하다

- 똑같은 표현을 서로 다르게 알아듣는 사람들, 어떻게 말해야 모두에게 의미가 통할까 하는 잠깐의 고민

Posted by Daesung 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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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라시 '2011

낙서장 2011.11.14 00:26 |
2011년 10월 27일 목요일 오전 3:03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일주일 동안 전단지 돌리는 알바를 했다. 떠오른 생각들을 정리해 본다.

1> MUJI 전단지

#
중년 여성은 대부분 전단지를 자연스레 받고 유심히 들여다 본다.
아주머니들이 주로 쇼핑 정보를 얻는 매체가 종이 전단지라서 그런 듯.

#
"와, 무지다~" 라며 무인양품의 MUJI 브랜드를 반가워 하는 사람은 소수의 20대 여성.
디자인과 매장 분위기 등이 젊은 여성층에게 어필하는 것 아닐까. 근데 매장이 한국에 8곳 뿐이고 광고도 안해서 인지도가 낮은 듯.

2> 수취의 예

#
의외로 다들 잘 받아가는데,
전단지를 안 받아가는 사람들은 보통
그냥 무시하고 지나가거나, 손사래를 치거나, 괜찮다고 하는데 간혹
팔짱 끼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싫어요..."라고 말하거나, 팔을 확 제끼는 사람들이 있다. 그럴 때면 참 불쾌했다. 

받아가는 사람들은 
그냥 받거나,
두 손으로 아니면 선배한테 술잔 받듯 겨드랑이 가리며 받거나, 
핸드폰이나 지갑을 집게 손가락으로 쥔 채 나머지 손가락을 내밀거나 하는데,
낚아 채가듯 확 집어가는 건 꼴불견이었다.

#
"두장 주세요, 아 아니 세장 주세요"
30대 초반의 남자가 이렇게 말하기에 당황스러웠지만 조금 고마웠다. 어딘가 나사가 빠져뵈는 그 사람이 격려하는 투로 대학생이냐고 묻기에, 이러구러 설명하기도 귀찮아서 맞다고 했다.

#
전단지 안 받아가는 사람들 중 열에 아홉은
근심 어린 얼굴이거나 쓸쓸하리만치 무표정한 얼굴. 
여유로운 표정으로 거절하는 사람이 인상적일 정도.

3> 타임스퀘어

#
타임스퀘어는 들어선 매장도 많고 구조가 복잡해서 동선이 부자연스럽고 사람들이 곧잘 헤맨다. 근데 표지판은 글씨가 작고 눈에 덜 띈다. 실용성을 무시하고 외양만 신경쓴 느낌. 건설업에도 이용 경험 컨설턴트가 생기지 않을까.

#
에스컬레이터가 너무 많다. 거의 이용 안하는 쪽에서도 계속 돌린다. 보기만 해도 돈 아깝다.

4> 파파이스

#
맨날 뭐 시키지도 않고 앉아서 잠깐 쉬기만 했는데, 나흘 째 되니 닭이 땡겼다. 주문하러 가니까 매니저 쯤 돼 보이는 아저씨가 '그럼 그렇지' 하는 눈빛으로 살짝 비웃었다. 주문 확인용 모니터를 보니 나를 '남학생'으로 입력했더만.

#
휠레 세트 먹고 나서 36시간 동안 방구 꼈다. 다음날 파파이스에 다시 가서 앉아 있다가 조심스레 꼈는데 옆자리 연인이 도망갔다. 주문하러 간 거라 믿었다.

5> 연예인

#
개그맨 김원효가 전화 통화하며 에스컬레이터 타고 올라오기에 
싸인 받을 종이는 없고 그냥 전단지를 내밀었는데
가볍게 웃으며 거절했다. 가장 유쾌한 거절이었고 김원효가 참 좋아졌다.

#
슈퍼주니어 이특과 동해를 봤다. 역시나 반가운 마음에 전단지를 내밀었는데, 이특이 제법 강하고 분명한 제스쳐로 거절했다. 기분은 안 나빴고, 아이돌의 위엄이 느껴져서 되려 멋져 보였다. 그리고 자괴감.

6> 인사 기계

#
감정이 거의 없는 아주 가벼운 인사를 반복하다 보면
아무도 받아주지 않는 것에 공허한 맘으로 익숙해 진다.
그래서 고맙다고 하거나 단순히 "네~" 라고만 답해줘도 반가웠다.
Posted by Daesung 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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