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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라시 '2011

낙서장 2011.11.14 00:26 |
2011년 10월 27일 목요일 오전 3:03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일주일 동안 전단지 돌리는 알바를 했다. 떠오른 생각들을 정리해 본다.

1> MUJI 전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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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여성은 대부분 전단지를 자연스레 받고 유심히 들여다 본다.
아주머니들이 주로 쇼핑 정보를 얻는 매체가 종이 전단지라서 그런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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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무지다~" 라며 무인양품의 MUJI 브랜드를 반가워 하는 사람은 소수의 20대 여성.
디자인과 매장 분위기 등이 젊은 여성층에게 어필하는 것 아닐까. 근데 매장이 한국에 8곳 뿐이고 광고도 안해서 인지도가 낮은 듯.

2> 수취의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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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다들 잘 받아가는데,
전단지를 안 받아가는 사람들은 보통
그냥 무시하고 지나가거나, 손사래를 치거나, 괜찮다고 하는데 간혹
팔짱 끼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싫어요..."라고 말하거나, 팔을 확 제끼는 사람들이 있다. 그럴 때면 참 불쾌했다. 

받아가는 사람들은 
그냥 받거나,
두 손으로 아니면 선배한테 술잔 받듯 겨드랑이 가리며 받거나, 
핸드폰이나 지갑을 집게 손가락으로 쥔 채 나머지 손가락을 내밀거나 하는데,
낚아 채가듯 확 집어가는 건 꼴불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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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장 주세요, 아 아니 세장 주세요"
30대 초반의 남자가 이렇게 말하기에 당황스러웠지만 조금 고마웠다. 어딘가 나사가 빠져뵈는 그 사람이 격려하는 투로 대학생이냐고 묻기에, 이러구러 설명하기도 귀찮아서 맞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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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단지 안 받아가는 사람들 중 열에 아홉은
근심 어린 얼굴이거나 쓸쓸하리만치 무표정한 얼굴. 
여유로운 표정으로 거절하는 사람이 인상적일 정도.

3> 타임스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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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스퀘어는 들어선 매장도 많고 구조가 복잡해서 동선이 부자연스럽고 사람들이 곧잘 헤맨다. 근데 표지판은 글씨가 작고 눈에 덜 띈다. 실용성을 무시하고 외양만 신경쓴 느낌. 건설업에도 이용 경험 컨설턴트가 생기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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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컬레이터가 너무 많다. 거의 이용 안하는 쪽에서도 계속 돌린다. 보기만 해도 돈 아깝다.

4> 파파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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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날 뭐 시키지도 않고 앉아서 잠깐 쉬기만 했는데, 나흘 째 되니 닭이 땡겼다. 주문하러 가니까 매니저 쯤 돼 보이는 아저씨가 '그럼 그렇지' 하는 눈빛으로 살짝 비웃었다. 주문 확인용 모니터를 보니 나를 '남학생'으로 입력했더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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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레 세트 먹고 나서 36시간 동안 방구 꼈다. 다음날 파파이스에 다시 가서 앉아 있다가 조심스레 꼈는데 옆자리 연인이 도망갔다. 주문하러 간 거라 믿었다.

5> 연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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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김원효가 전화 통화하며 에스컬레이터 타고 올라오기에 
싸인 받을 종이는 없고 그냥 전단지를 내밀었는데
가볍게 웃으며 거절했다. 가장 유쾌한 거절이었고 김원효가 참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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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주니어 이특과 동해를 봤다. 역시나 반가운 마음에 전단지를 내밀었는데, 이특이 제법 강하고 분명한 제스쳐로 거절했다. 기분은 안 나빴고, 아이돌의 위엄이 느껴져서 되려 멋져 보였다. 그리고 자괴감.

6> 인사 기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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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 거의 없는 아주 가벼운 인사를 반복하다 보면
아무도 받아주지 않는 것에 공허한 맘으로 익숙해 진다.
그래서 고맙다고 하거나 단순히 "네~" 라고만 답해줘도 반가웠다.
Posted by Daesung 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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