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의 갈등 요인 중의 하나는 내가 방을 안 치운다는 사실이었다. 실제로 나는 방 청소를 거의 안 했고 엄마는 그걸 못 견뎌 했다. 내가 집을 나갔다가 짐 챙기러 돌아간 내 방은 큰누나가 자기 맘대로 싹 정리를 해놨더라. 고마운 마음은 커녕 불쾌할 뿐이었다.


옆방 A도 내가 깔끔하지 못한 거를 못마땅해 하는 거 같다. 별로 티도 안 나는 라면 국물 닦으라고 잔소리하고 말이다. 내가 칠칠치 못한 부분은 인정하는데 자기 식대로 맞추길 바라는 건 이해할 수 없다.


다른 사람의 공간을 존중해야 하지 않을까. 왜 남의 공간까지 간섭하려 드는지 알 수가 없다. 돌아가신 아버지도 그랬다. 대학생 아들 책상 서랍 정리 안 한다고 간섭을 하던 사람이었다.


한편으론 이런 생각도 든다. 남과 같이 살려면 맞춰가야만 한다. 옆에서 부대끼는 사람 기분은 맞춰줘야 한다. 나중에 결혼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노력도 하고 포기도 해야 한다. 다만 나는 내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나도 나름의 규칙으로 살아간다. 내 삶을 침해받고 싶지 않다.


함께 살아간다는 건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는 일이겠지. 그걸 버텨내는 힘은 함께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나오겠지. 옆방 A와 같이 살고 싶은 마음은 없다. 그러나 나가 살 돈은 없다. 그렇다면 수긍하는 수 밖에 없다. 참아야 한다. 저 사람도 많이 참고 있을 것이다.


이건 예행 연습이다. 나중에 배우자와 함께 살다가도 지긋지긋해지는 순간이 올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할 운명이라면 엉킨 실타래를 풀어야 한다. 이제 A의 고충도 이해가 간다. 엄마도 아빠도 나와 함께 사는 게 스트레스였을 것이다. 이제부터 헤쳐나가면 된다. 나에게 달려있다.


# 군생활 때 깨달은 게 있다. Take it easy만 하면 만사가 해결된다는 사실이다.


## 동반자를 만나고 싶다. 소울메이트라기 보다는 메시아.

Posted by Daesung 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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